에이전시 디자이너로 일한다는 것

S4. 그래픽 디자인 E3. ORKR – Part 2┃

아티클 요약

자체 브랜드인 ii Research는 다양한 영역에서 자연과 인공의 동화와 공존을 꾀하며 새로운 차원의 친환경을 모색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ORKR은 폭넓고 다양한 관심 분야를 가진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자유로운 대화 속에 서로의 시각적 스타일을 자연스럽게 공유합니다.

윤소연, 제갈수빈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브랜드 디자이너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브랜드에 대한 애정과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감이라고 말합니다.

ii Research
인터널 브랜딩 스토리

Q. ORKR은 저와 클라이언트 풀이 다르기도 하고, 팀원도 많다 보니 확실히 작업 방식이나 분위기, 디자인에 대한 관점이 새롭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외주 프로젝트가 아닌 내부 디자이너로서 작업했던 경험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하는데요. 작년에 ORKR에서 ii Research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고 공간도 마련한 걸로 알고 있어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제갈수빈(이하 수빈) : 네, ii Research가 브랜드명이고 iiR이 공간 이름인데요. 사실 ii Research를 특정해서 이런 브랜드라고 콕 집어 이야기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아요. 물론 처음에는 치약이나 칫솔 등 오랄케어 아이템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의류와 쇼룸, 카페 공간, 전시, 공연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다양한 활동을 시도하고 있거든요. 쉽게 말해 ii Research는 현대 사회의 친환경 개념과 무의식적으로 소비되는 자연에 대해 재고하고, 자연과 인공의 동화와 공존을 꾀하며 새로운 차원의 친환경을 모색하는 브랜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품과 공간을 매개로 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할 수 있죠. 하나의 카테고리로 규정할 수 있는 브랜드는 아니고요. 대표님들도 뭔가 한 가지 틀에 가둬 두기보다 좀 더 열어놓고 운영하시려는 것 같아요.

윤소연(이하 소연) : 앞서 수빈님이 말한 것처럼 ii Research는 자연과 인공의 관계를 생각하지만 한 차원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이 흥미로운 포인트예요. 대표님들이 친환경에도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다며, 자연을 그대로 두는 것도 방법이지만 관점에 따라 자연을 잘 활용하는 것도 공생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게 기억나요. 그래서 간혹 ii Research의 공간과 디자인을 처음 접하는 분들은 차갑고 인공적이라는 인상을 받으시지만, ii Research가 추구하는 친환경은 자연을 잘 지키면서 소비하는 방법을 제시하기 때문에 저희만의 가공된 형식을 새롭게 보여준 거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듯해요. 실제 제품도 치약에 들어가는 성분을 천연 소금으로 대체하는 식으로 개발하고 있고요. 참고로 ii Research가 백합을 모티프로 많이 사용하는데요. ii를 소문자로 활용한 것도 백합의 암술과 수술을 표현하려는 의도가 있었어요.

Q. 인터널 브랜딩과 클라이언트 업무는 확연히 다른 느낌일 것 같아요. 직원 입장에서 처음 인터널 브랜딩을 맡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공간 기획도 함께한 걸로 알고 있는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수빈 : 일단 내부에서 브랜드를 만들면 브랜드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걸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거니까 흥미롭다고 생각했어요. ii Research 오프닝 파티 때 손님들께 브랜드에 대해 직접 소개하는 경험을 한 것도 너무 재밌었습니다. iiR의 공간 기획은 대표님 두 분과 인테리어 전문가분이 진행하시고 저는 사이니지 디자인을 맡았는데요. 약 일주일 만에 시안, 컨펌, 디벨롭의 과정이 순식간에 이뤄졌어요. 제작과 설치가 어려워서 테스트 기간이 길어졌던 것 빼고는 브랜드 초기여서 그런지 부담감보다는 신나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소연 : 인터널 브랜딩 관련 업무는 ORKR 내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멤버가 TF로 투입되는데요. 다들 프로젝트에 관심이 엄청 많아서 본인이 TF 멤버가 아닐 때도 진행 상황을 늘 궁금해해요. 지금도 iiR에서 주기적으로 파티나 공연이 열려서 매달 번갈아 가며 포스터 작업을 하는데요. 아무래도 우리 브랜드를 대표한다는 생각에 욕심이 생기는지 멤버들도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