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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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하는 감각, 사유하는 시각

Guest
윤소연, 제갈수빈 ORKR

그래픽 디자인 시즌 대망의 마지막 에피소드를 빛낼 게스트는 브랜드 디자인 에이전시 'ORKR'의 윤소연, 제갈수빈 디자이너입니다. ORKR은 규범에서 벗어난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곳인데요. 흔히 디자인 교육에서 말하는 'Do'와 'Don't'의 규칙을 깨고 파격적이면서도 세련된 ORKR만의 시각적 스타일을 구축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틀에 박힌 디자인 문법을 버리고 ORKR만의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룩을 힘 있게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ORKR 디자이너들이 서로의 감각을 공유하고 시각적으로 사유하는 방식에 대해 나누며 그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S4. 그래픽 디자인 E3. ORKR – Part 1


아티클 요약

직관적인 디자인을 다채롭게 풀어내는 ORKR의 독자적인 스타일은 취향을 공유하고 대화를 중시하는 멤버들의 팀워크에서 비롯됩니다.

ORKR의 함영훈, 조은주 대표와 모든 구성원들은 새로운 시각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며, 어떤 아이디어도 디벨롭될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합니다.

ORKR은 프로젝트의 기획부터 제작, 촬영, 발주 등 실무 작업까지 턴키(Turn key)로 받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디자이너의 업무 영역이 더 넓은 편입니다.

열린 커뮤니케이션이 만든 새로운 타입의 브랜딩

Q. 안녕하세요. 두 분 모두 반갑습니다. 최근 제 주변에 많은 분들이 ORKR을 일하고 싶은 회사로 꼽으시는데요. 아마도 ORKR의 세련되면서도 러프한 그래픽과 타이포그래피가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스타일이라 더 인기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고 각자의 취향이 존재하기도 하는데, ORKR의 디자이너분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실험적이고 전위적이기까지 한 룩을 완성해 나가는지 궁금하더라고요.

ORKR 로고

윤소연(이하 소연) : 일단 ORKR은 직관적인 디자인을 다채롭게 풀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에이전시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주로 패션이나 뷰티 브랜드 작업 위주로 했는데 요즘은 다루는 브랜드의 폭이 더 넓어졌고요. 사실 외부에서 ORKR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도현님 이야기를 들으니 저희가 추구하는 의도와 지향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계신 것 같아 신기하네요.
ORKR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것을 저희만의 시각으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조직이에요. 내부적으로 소통할 때도 늘 다양한 의견에 열려 있고 누구도 제재하지 않죠. 누가 혹 이상해 보이는 아이디어를 내밀더라도 그게 맞냐 틀리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제대로 만들어 볼 수 있을까 고민해요. 함영훈, 조은주 대표님과 구성원 모두 새로운 시각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고요.

제갈수빈(이하 수빈) : 맞아요. 어느 정도 합의된 컨셉 안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가 충족되고 시각적인 논리만 뒷받침되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때문에 재밌는 시도를 할 수 있죠. 내부의 유연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굉장히 큰 장점입니다. 또 다들 취향이 비슷해서 ‘이거 어때?’ 하면 ‘너무 좋다’라는 식으로 소통이 되다 보니까 다방면으로 계속 브레인스토밍하게 되고요. 꼭 좋아하는 패션 분야가 아니더라도 키워드가 하나 주어지면 일하거나 쉬는 시간에도 활발히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에요.

소연 : 대표님의 영향이겠지만 서로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있는 게 너무 신기해요. 일할 때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중요하잖아요. 다 팀워크로 만들어 내는 일이니까요. ORKR은 멤버들끼리 비주얼적인 부분에 대한 싱크가 잘 맞으니까 대화도 잘 되고 아이디어도 더 많이 나올 수밖에 없죠. 덕분에 꼭 의도하지 않아도 전반적인 톤이 하나의 맥락을 이루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이러한 분위기를 조금 어색해하지만 몇 번 협업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화도 많이 나누고 ORKR다운 마인드셋을 갖게 되더라고요.

Q. 디자인 전공생이라면 졸업 후 진로가 크게 서너 가지로 나뉘죠. 첫 번째 스튜디오, 두 번째 에이전시, 세 번째 대기업, 그리고 마지막은 내가 차린다. (웃음) 두 분은 ORKR에 들어오기 전에 어떤 일을 하셨고, ORKR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듣고 싶어요.

수빈 : 저는 ORKR이 첫 직장인데요. 학부 때부터 브랜딩에 대한 니즈가 분명했고, 졸업 후 큰 조직에 가서 한 파트만 맡기보다는 전체적인 브랜딩 프로세스를 익히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일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반적인 흐름을 경험해 보고 싶었던 거죠. 그런 점에서 에이전시나 스튜디오가 다양한 작업을 해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고요. 원래 제가 입사했을 때는 ORKR의 이름이 OR스튜디오였는데요. 당시에는 저도 외부인이었기 때문에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전혀 몰랐어요. 단순히 스튜디오라고 하니까 일단 들어가면 다양한 경험을 해 볼 수 있겠구나 하는 호기심이 더 컸죠.

소연 : 학생 때 인턴 생활을 하면서 대기업 입사도 고려하긴 했지만 제 성향이 워낙 빠르게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을 좋아해서 에이전시가 더 맞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구분이 많이 흐려졌지만 제가 처음 커리어를 시작했던 2019년도만 해도 브랜드 디자인 에이전시와 그래픽 스튜디오의 경계가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었는데요. 단기간에 여러 브랜드를 접하고 활발하게 디자인하길 원했던 저로서는 에이전시에 들어가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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