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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사는 도시에 정원이 필요한 이유

Guest
이가영 서울가드닝클럽

숨 가쁜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은 종종 자연을 도피처 삼아 훌쩍 떠나곤 합니다. 자연과 맞닿은 환경에서 스스로 몸과 마음을 돌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일상의 무너진 균형을 되찾으려 하죠. 4년째 이어지는 팬데믹은 도시인의 일상을 바꿔 놓았습니다. 더 멀리, 더 깊은 자연으로 떠날 수 없는 우리는 초록의 푸르름을 그리워하며 도시에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안의 하나로 멋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분을 소개합니다. 도시에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과 콘텐츠를 기획하는 ‘서울가드닝클럽’의 이가영 대표입니다.

S1. 서울 현상 E2. 공유 정원, 정원 공유 (with. 서울가드닝클럽)┃


Chapter 1.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정원을 꿈꾼다

정원을 중심으로 문화를 기획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데 도시 환경을 고려했을 때 일단 정원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 자체가 적더라고요. 내 작은 공간을 정원으로 만들어 사람들과 공유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서울가드닝클럽이에요.” 이가영 대표

윤석

‘서울가드닝클럽’을 처음 알았을 때 가장 놀란 건 ‘네이밍’이에요. 서울, 가드닝, 클럽 이렇게 세 단어로 이루어져 있는데 ‘서울은 이상한 도시’도 어구로 구성되어 있잖아요. 서울은 위치, 이상한은 제가 생각하는 것, 도시는 제가 보고 담고 싶은 것을 뜻하죠. 그런데 뭔가 서울가드닝클럽도 비슷하게 ‘서울’이라는 위치, ‘가드닝’이라는 활동 그리고 ‘클럽’이라는 단어가 소모임 혹은 여럿이 모여 행하고자 하는 어떤 움직임을 연상시키더라고요. 왠지 방과후 클럽 활동이 생각나니까 재밌기도 하고요.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네이밍에 대해 설명해 주시면 좋겠어요.

가영

10년 정도 광고 회사를 다니면서 브랜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전시하는 일을 하다가 조경과 가드닝을 배워 보고 싶어 일을 그만두고 공부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때 제가 작업실로 쓰던 공간을 활용해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정원을 꾸미고 같이 공부하는 모임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죠. 네이밍은 단순하게 서울은 도시, 가드닝은 우리가 하는 활동, 클럽은 어떤 커뮤니티이자 하나의 무브먼트를 뜻해요. 너무 무게감 있는 이름보다 산뜻하고 유쾌하게 표현되길 바랐어요. 당시엔 프로젝트명이었는데, 지금은 회사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윤석

오늘 우리가 이야기할 주제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이름이라 저는 되게 좋았어요. 방금 말씀하신 대로 서울가드닝클럽의 시초가 굉장히 자발적으로, 또 어떻게 보면 우연히 작은 옥탑방에서 시작되었다고요.

가영

누구나 정원이 있는 삶, 정원까지는 아니어도 자연과 접하는 삶에 대한 로망이 있잖아요. 당시 제 작업실이었던 옥탑방에 딸린 작은 테라스를 활용해 도시 사람들의 로망을 실현하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어요. 플라스틱 박스로 플랜트 베드를 만들고 식물을 심는 모습을 SNS에 올리면서 사람들을 모집했죠. 그런데 생각보다 트렌디한 업계에서 일하는 분들이 많이 찾아오시는 거예요. 흙을 만지고, 흙 내음을 맡으며 야생화와 허브 등을 직접 심고 길렀죠. 그때는 제 가드닝 지식이 깊거나 경험이 다양한 것도 아니었는데, 다들 수상한 뒷골목에 자리한 허름한 빌라 옥상까지 오셔서 엄청 행복해하며 주말을 보냈어요. 활동이 끝난 후 멤버들에게 들었던 소감 중 ‘자신의 바운더리 안에서만 골몰하며 보냈던 일상이 주변을 돌아보며 살피는 날들로 변했다’는 말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정말 기분 좋은 피드백이었습니다. 

Chapter 2.
순환하는 자연의 섭리에 비추어 돌아보는 우리의 삶

“자연은 절기에 맞게 순차적인 단계를 밟아야만 딱 기대한 값이 나와요. 기후 위기 같은 변수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연이 갖고 있는 시스템의 원리는 ‘순환’이죠. 현실은 복잡하고 안 풀리는 것투성이지만 자연을 경험하면서 우리가 자연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을, 순리에 따르면 문제는 자연스레 해소되고 깨졌던 밸런스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 이가영 대표

윤석

공유 정원의 개념을 확장하고 대표님의 비전을 실험해 보는 장으로 ‘자연의 순환’을 경험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됐다고 들었어요. 생활권 지역에 위치한 호텔 루프탑에 공유 정원을 만들었다고요.

가영

상도동에 위치한 ‘핸드픽트 호텔’에 저희 사업의 프로토 타입을 생각하며 정원을 만들었습니다. 원래 바(bar)로 운영되던 50~60평 정도의 공간인데, 코로나 시기에 운영이 잠시 중단되어 유휴 공간이 되었죠. 이곳에서 한 계절 동안 가드닝을 함께할 멤버들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집했습니다. ‘가드닝 교육 프로그램’이라기보다 ‘우리가 이곳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관리한다’, ‘나의 정원처럼 즐긴다’라는 개념으로 운영했어요. 흙과 퇴비도 어떤 걸로 구성할지 알아보고, 채소와 허브를 직접 심어 수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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