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디자인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 Guest
- 신소현 OIMU
그래픽 디자인 시즌 두 번째 시간은 2015년 시작해 디자인 스튜디오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 두 가지 정체성을 흔들림 없이 지켜오고 있는 ‘OIMU’의 신소현 대표님을 게스트로 모셨습니다. 독립을 꿈꾸는 디자이너들의 롤모델로서 스튜디오와 브랜드,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클라이언트 잡과 자체 프로젝트까지 두루 섭렵한 OIMU만의 노하우는 무엇일까요? 9년에 걸친 OIMU의 다양한 활동을 회고하며 그래픽 디자인을 바라보는 OIMU만의 고유한 시선과 두 가지 아이덴티티가 공존하는 방법, 각 프로젝트를 대하는 OIMU의 관점과 태도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보았습니다.
S4. 그래픽 디자인 E2. OIMU – Part 2┃
아티클 요약
OIMU는 과거의 가치를 동시대적인 가치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것들이 자연스럽게 우리의 일상 안에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OIMU는 프로젝트에 앞서 디자인하는 대상의 사전적 의미나 어원, 맥락을 충분히 스터디하고 그에 맞는 디자인을 합니다. 이야기와 디자인이 접목되면 더 큰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신소현 대표는 “디자인이라는 업을 통해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지 계속 실험해 보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과거의 가치를
동시대적 가치로
Q. 지금까지 디자인 스튜디오로서 OIMU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았는데요. 이제 OIMU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도 OIMU의 인센스 스틱을 꾸준히 사용하고 있는데 퀄리티가 상당합니다. 다양한 카테고리 중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선택하고 성냥, 책갈피, 인센스 스틱 등 일상 속 오브제로 제품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나요?
신소현(이하 소현) : 처음부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고요. 과거의 가치를 동시대적인 가치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것들이 자연스럽게 우리의 일상 안에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생활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을 만들기 시작한 게 점차 확장됐고요.
Q. OIMU 하면 첫 번째 프로젝트인 ‘성냥 프로젝트’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반세기 넘게 유엔팔각성냥을 생산한 유엔상사와 진행한 프로젝트입니다. 유엔상사와의 접점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아이템으로 성냥을 택한 이유도 궁금하네요.
소현 : 어느 날 우연히 TV에서 과거에 성황을 이뤘던 성냥 산업이 사양화의 길을 걷고 있다며, 마지막 남은 공장마저 존폐 위기에 놓여 있다는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어요. 그냥 흘러 들을 수도 있었지만 성냥이라는 물건 자체가 근대의 어떤 상징성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곧 사라진다니 왠지 아쉬운 마음에 디자이너로서 성냥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가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어요. 당시 다큐멘터리에서 본 성냥 공장은 경상북도 의성군에 위치해 있었는데 직접 찾아가보니 이미 상황이 많이 어려워져 문을 닫고, 대신 의성군과 박물관 같은 걸 건립할 예정이라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저희 이야기를 듣고 취지가 너무 좋다며 유엔상사를 소개해 주셨어요. 아직 재래식으로 성냥을 생산하는 곳인데, 대표님도 저희 의도를 이해하시고 강한 의지를 보여주셔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Q. 보통 학교에서 디자인을 공부할 때 선생님들이 디자이너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에 대해 많이 말씀하시잖아요. 다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생각보다 실천하기가 어려운데, OIMU는 이러한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게 동료 디자이너로서 새삼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사라져가는 물건에 새로운 디자인을 입혀서 수명과 가치를 연장하겠다는 발상, 어떻게 보면 이 점이 OIMU만의 스토리텔링을 만드는 것 같은데요. 평소에도 이 주제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소현 : 네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일단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택하고 이 일이 제 자아를 찾아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디자인 업을 통해서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제가 디자인한 작업물이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지 궁금하고, 계속 실험해 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런 시도들이 어쨌든 보신 분들께 도달했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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