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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사는 도시에 큐레이션이 필요한 이유

Guest
김예람 BLIMP

올해도 사회 전반에 걸쳐 개인화 트렌드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각종 큐레이션 플랫폼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며 '나노 사회, 나노 취향'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죠. 이제 대중은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자기만의 안목과 취향을 찾고 있습니다. 공간 역시 마찬가지죠. 누군가에 의해 큐레이션된 공간을 찾아 여행하는 일상이 트렌드가 된 요즘, 사람들은 왜 어떤 공간을 좋아할까요? 휴식하고 사색하기 좋은 여행지를 소개하는 공간 큐레이션 앱 서비스 'BLIMP(블림프)'의 일원이자, 공간 큐레이션 인플루언서 김예람 에디터가 바라보는 '요즘 공간, 요즘 도시'에 대해 들어봅니다.

S1. 서울 현상 E1. 큐레이션과 도시 경관(with. 김예람 에디터)


Chapter 1.
공간을 톺아보는 사람

“저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흩어져 있는 단서들을 모아 공간의 얼굴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요.” – 김예람 에디터

윤석

예람님을 처음 떠올렸을 때 ‘톺아보다’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생각났어요. ‘샅샅이 들여다본다’는 뜻인데요. 예람님의 작업물들을 보면 조금 과장해서 공간에 대한 집착이 느껴진달까요. BLIMP뿐 아니라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일상적으로 수집하는 공간을 소개하고, ‘넷플연가’나 ‘럼펌펌펌’ 같은 사이드 프로젝트도 운영하고 계시죠. 독립출판한 책으로 북페어도 나가고요. 제가 아는 작업만 해도 이렇게 많은데, 뭐가 메인이고 서브인지 솔직히 구분이 잘 안 가요. 어떻게 이 많은 일들을 하며 공간을 밀도 있게 탐구하고 전파할 수 있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취지라고 하면 너무 거창할 것 같고, 배경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예람

공간 수집벽이 사이드 프로젝트로 이어진 건 건축학과에 다니면서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학부 시절 도시 규모로 작업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관심 있던 주제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었거든요. 지금은 흔한 개념이지만, 당시만 해도 제가 한 학기 동안 젠트리피케이션을 주제로 설계를 하겠다고 하면 ‘그게 뭔데?’라며 되묻는 경우가 많았어요. 심지어 교수님들과 외부 강사님들도. 그래서 ‘아 이거는 누가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내가 알아서 사례를 찾아 정리하고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구나’라고 깨달았죠. 그때부터 서울 곳곳의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는 지역을 과거부터 캐기 시작했고, 현재와 미래까지 탐구하다 보니 양이 꽤 많아지더라고요.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책으로 묶어보자는 생각에 주변 사례를 참고하면서 독립출판까지 하게 됐습니다.

윤석

한 행사장에서 예람님을 처음 뵀을 때만 해도 ‘월간 SPACE’의 건축 기자로 활동하고 계셨는데요. 그 후 BLIMP의 에디터가 되셨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시의적절하게, 트렌디하고 자연스러운 선택을 하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이 잡지에서 디지털 플랫폼으로 활동 영역을 옮긴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예람

온라인 매체와 모바일 환경에 대한 호기심이 컸어요. 종이 잡지를 만들어 본 분들은 공감할 텐데,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생각보다 넓지 않거든요. 작업물을 웹사이트로 옮기거나 단행본으로 엮어 출판하는 정도고, 구독 서비스도 시도해 봤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독자들의 읽는 방식은 계속 변화하는데, 저도 새로운 매체와 환경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BLIMP로 이직한 후 카드뉴스와 영상 등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를 만들면서 독자 반응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또 다른 희열을 느끼고 있어요. BLIMP는 도심 안에서도 역사가 있는 공간을 주목하는데요. 서비스를 사용하는 분들이 공간의 히스토리나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해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실제로 그런 내용을 다루는 콘텐츠가 반응도 좋고요. 

Chapter 2.
서울의 복합문화공간

“서울의 복합문화공간은 특정 인물의 뾰족한 큐레이션을 바탕으로 생겨난 곳이 많아요. 사운즈한남을 기획한 조수용 대표님과 LCDC SEOUL의 디렉터 김재원 대표님이 대표적이죠. 결국 큐레이션된 공간에 가는 건 또 다른 세계로 나를 인도해 줄 누군가에게 의지해 취향을 제대로 경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투영된 것 같아요.” – 김예람 에디터

윤석

공간 큐레이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게 부쩍 실감 나요. 10년, 20년 전에도 ‘세계테마기행’이나 ‘생생정보통’처럼 세계 여행지와 전국 맛집을 추천해 주는 콘텐츠는 있었지만, 지금처럼 인스턴트 형태로 바로 검색하고 소비할 수 있는 건 아니었죠. 어느새 공간 큐레이션이 우리 삶과 매우 밀접해진 것 같은데요. 현직에 있는 입장에서 공간 큐레이션의 수요와 공급을 어떻게 감지하고 계신지 궁금해요.

예람

어려운 주제지만 답해야겠죠? (웃음) 일반적으로 그 당시의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단어를 보면 현상을 읽을 수 있잖아요. 최근에 자주 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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