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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과 변화 사이, 모나미가 찾은 리브랜딩의 균형점

Guest
신동호 전) 모나미 마케팅&이커머스 디렉터

“브랜드의 본질은 지키면서도, 어떻게 시대에 맞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정체기를 맞은 브랜드의 리브랜딩을 고민하는 실무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하는 질문일 거예요.

60년 전통의 모나미 역시 153 볼펜으로 시작해 국민 필기구 브랜드로 사랑받아 왔지만, 급격히 변화하는 시장 흐름 속에서 결국 새로운 전환점을 찾아야 했는데요. 긴 시간만큼 쌓여온 익숙함의 벽을 넘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며, 이제는 필기구에서 ‘표현하는 행위’ 전반을 책임지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죠.

오늘은 모나미에서 18년간 근무하며 리브랜딩을 성공적으로 이끈 전) 모나미 마케팅&이커머스 디렉터 신동호 님을 인터뷰했어요. 디자이너 출신 마케터로서 ‘디자인씽킹’을 브랜딩 전략에 접목해 문제를 해결해낸 실전 사례부터, 협업과 설득을 통해 성과로 이어간 구체적인 프로세스까지. 리브랜딩을 고민하는 브랜드 실무자라면 이번 대화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BISCIT

안녕하세요 동호 님!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동호 님의 커리어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신동호

저는 시각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해 2008년 모나미에 디자이너로 입사했고, 최근까지 마케팅팀과 이커머스팀을 맡아 왔어요. 디자이너 출신 마케터로서 엘라고, 스타벅스, 현대자동차, 반스 등과의 협업을 이끌었고, 모나미 리브랜딩과 컨셉스토어 기획도 직접 주도했죠.

지금은 모나미를 떠나,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모나미 153 브랜딩>이라는 마케팅 서적을 출간했고 강연과 컨설팅을 통해 브랜드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1963년 출시된 모나미 153 볼펜 (출처: 모나미)
153볼펜의 구금, 바디, 노크와 잉크 색을 취향에 따라 조합하는 DIY 키트 (출처: 모나미)

Chapter 1. 익숙함이 장벽이 될 때, 국민 브랜드가 리브랜딩을 결심한 이유

BISCIT

동호 님께서는 모나미에서 오랜 시간 브랜드를 총괄하시며 다양한 변화와 리브랜딩 과정을 직접 이끌어오셨죠. 먼저 그 과정의 출발점을 짚어보고 싶은데요. 모나미 내부에서 리브랜딩이 필요하다고 느낀 배경은 무엇이었나요?

신동호

2000년대 초반 이후 문구 산업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모나미 내부에서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직면했어요. 기존 비즈니스만으로는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해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사업들을 모색하기 시작했죠. 당시 저희가 눈을 돌린 건 프린트 유통이나 OA 렌탈, 그리고 문구 프랜차이즈 같은 영역이었는데요. 기존 문구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메리트를 살려 자연스럽게 제조업에서 유통과 서비스로 확장하려 한 거죠. 안타깝게도 불황이 이어지면서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어려움이 찾아왔어요.

그때 다시 질문을 던졌어요.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답은 당연히 필기구를 만드는 거였어요. 다만 뻔한 전략으로는 위기를 돌파하기 어렵다는 것도 분명했죠. 그래서 2014년, 당시 디자인팀을 맡고 있던 저를 마케팅 책임자로 발령하며, 내부적으로도 새로운 시각을 적극적으로 실험하기 시작했어요. 그 순간이 모나미 리브랜딩의 첫걸음이었다고 봐요.

BISCIT

65년 동안 쌓아온 브랜드의 이미지를 변화시킨다는 건 회사 입장에서 매우 큰 결단이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동시에 그 익숙함이 변화의 장벽이 되기도 했을 텐데요. 그 한계를 가장 크게 체감하신 순간은 언제였나요?

신동호

흔히 새로운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게 더 쉽다고들 하지만, 모나미는 브랜드로서 이미 오랜 시간 고객에게 깊이 각인되어 있었어요.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너무 큰 위험을 감당해야 했죠. 이미 잘 그려진 익숙한 그림 위에 변화를 덧입히는 것이야말로 고객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리브랜딩을 고민하니 모나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보다는 ‘저가 브랜드’, ‘올드하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쌓여 있었어요. 이 낡은 이미지를 벗어나는 게 리브랜딩의 가장 큰 과제였고요.

사실 더 큰 문제는 외부 고객보다 내부에 있었어요. 국민 브랜드라는 자부심은 있었지만 변화를 추진하면서 따를 수 있는 불이익이나 추가 부담을 감수하려 하지 않는 분위기가 컸거든요. 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그 주체가 되고 싶지는 않았던 거죠. 그래서 새로운 시도를 하면 협조보다는 “왜 이렇게 일을 벌리느냐”는 불만이 먼저 나오기도 했어요.

BISCIT

말씀만 들어도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웃음) 그런 내부의 저항을 넘어, 임직원들의 공감과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신동호

브랜드의 긍정적 익숙함을 지키면서 동시에 변화를 만들어내려면, 무엇보다 임직원들의 공감과 참여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저는 마케팅을 ‘마케팅팀만의 일’이 아니라 전사적인 공동 산출물로 보이게 하는 데 집중했어요.

저는 이걸 ‘인터널 콜라보’라고 부르는데요. 단순히 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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